작가노트

2005.03.02_밤골상회 앞에서

Artist.Young Ok KIM 2021. 4. 5. 21:52

 

북한산 자락 자현암 방향으로
동네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밤골상회가 있다.


밤나무가 무성하여 붙여진 상호인 것 같은데
난 무척이나 정감이 간다.


여름철이면 등산객들이 내려오면서
막걸리와 파전으로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상회 앞 계곡엔 좀 아쉽지만 인공미가 가미된
폭포닮은 폭포가 있어 여름철 어린아이들이
팬티바람에 맘것 신나하는 곳이다.


그런데 요즘같이 썰렁한 겨울철엔 손님도 하나없는지
살림살이가 거대한 포장으로 덮여져 있다.


얼어 있는 계곡빙판 위에서 몇 몇 어른들이
즐거워한다 .
..... 왠지 어색하다....
빙판과 잘 어울리지 않는데.....


빈 마당에 자릴 잡은 난

밤나무와 문닫힌 밤골상회와 그 앞으로
묵직하게 자리한 거대한 바위를 바라본다.
마음 속 감흥이 올때까지


벼루에 먹을 갈고 붓끝에 먹물을 찍어 농담을 만들어본다.


나무 가지끝에 기운생동하는 필선으로 표현해야겠는데...


바위의 무게를 농묵으로 표현하여 양감을 살리고 싶은데....


문닫힌 상회가 겨울 서정으로 조용히 다가와야 하는데...


고심하는 내 붓놀림 뒤로
.......

계곡 빙판 위에서 어른들의 웃음 소리가 들린다.......
나도 놀고 싶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