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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작가 갤러리 도원도
2005.04.11_청암정 스케치 본문
내 그림의 시작은 장소를 선정하는 일부터 작업의 고민이 시작된다.
무엇을 그릴까 ? 어디가 좋을까? 날씨는 어떤가? 시간은? 등등
하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않되는 당연성의 폭발음이 내 가슴에
숨어있기에 그림을 그리러 떠나야한다.
야외스케치 작업은 실내 작업보다 현장에서의 부딪힘이
생각보다 힘겹다.
한국의 아름다운 옛 정자의 향기를 찾아
봉화의 닭실마을 청암전을 찾아갔다.
중앙고속도로 영주에서 빠져나와
사과나무의 힘찬 팔뚝을 감상하고
봉화에서 태백방면으로 고개를 넘으니
나즈막한 야산이 기와집들을 감싸며 부락을 이루는 모습이 보인다.
풍수지리설에 금닭이 학의 알을 품고 있는
금학포란형의 지세라 하여
마을을 닭실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청암정에 들어서니 작은 바위섬이 연상되어진다.
고풍스러운 정자가 큰바위 위에서 당당히 세워져 있다.
수묵작업으로 힘찬 선을 그려줄듯한
고목나무는 바위틈에서 늠름히 생존하며
휘어감긴 굽이굽이 가지마다 모양새가 다채롭다.
붓을 들지 않아도 이미 그 기운생동이 가슴속으로 파고 든다.
겨울의 막바지 추위와 바람이 심하게 부는 2월에
난 작은 난로에 삶아온 고구마를 데워먹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대문이 삐걱거리며 덜거덩 열린다.
사대부 양반네들이 들어 오시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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