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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작가 갤러리 도원도

2007.02.14_[감상평론] 본문

작가노트

2007.02.14_[감상평론]

Artist.Young Ok KIM 2021. 4. 6. 06:46


“배꽃 가득한 봄날” 김영옥의 그림을 보고 어느 시인이 노래 말을 붙이기를

시냇가를 넘어 열다섯 살 처녀는
수줍어 한마디 말도 없이
돌아와 문을 잠가 놓고 흐느껴 운다
배꽃에 어린 달그림자를 보고... <경향신문 2005.6.25>


배꽃
                              곽재구
 
배꽃들은
황토산 자락에
연분홍 첫사랑의 숨결을 토해 놓지
 
포옹하는 법
입맞춤하는 법
한없이 서툴러도
가슴의 뜨거움 하나로
황토산 자락 억세게 끌어안지
 
한번 들어봐
무릎 꿇고
귀 깊게 대고
어디서 피가 끓는지
어디서 슬픔의 그늘이 드리우는지
누구의 뼈가 제일 먼저 강을 건너는지
 
바보 같은 웃음
바보 같은 사랑뿐으로
이 세상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행복한 것인지
 
어깨 으스러질 듯
못 생긴 산과 하늘 부등켜 안으며
배꽃들은
황토산 자락에
연분홍 첫사랑의 숨결을 토해놓지
 
 
김영옥은 열정가득 찬 화가이다. 그는 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고 계절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소리를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 많은 작가이다. 잿빛하늘 긴 겨울 끝자락에서 그녀는 대지 속에서 봄 향기가 나기 무섭게 남녘으로 달려가 봄을 영접하러 가는 적극적인 그림쟁이다.

채 피지도 않은 꽃 봉우리를 터지도록 건드려 그만의 화판을 펼쳐 계절을 그리기 시작하는 여인이다. 유독 배꽃을 좋아하는 그녀는 온몸 가득히 순백을 싣고 와서 몸살아리를 하고 그 자신과 함께 고민의 긴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는 나르시스를 즐겨한다.

그는 왜 배꽃을 즐겨하느냐는 물음에 여러 변명도 많이 해보았지만 그냥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난,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하는 시구에 있듯이
김영옥은 다감다정한 작가이다.
 수묵화의 유희 중에서 그는 여백처리로 월백의 마술을 내보이고 싶은 예술가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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